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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재미

서울 안에 서울이 있다고라?

by hustler78 2022. 7.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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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여의도 공원을 산책할 때가 있습니다. 직장도 가깝고 밥을 먹고 더부룩한 날엔 마냥 한 바퀴 걷게 됩니다.  이렇게 훌륭한 공원이 곁에 있다는 것은 큰 행운입니다. 어렸을 때는 여의도 광장에서 자전거 한번 타보는 게 소원이었지만 같은 서울 하늘 아래서도 너무 멀게 느껴서 못 와봤던 , 그래서 항상 그리웠던 곳이 지금은 소화시키려 산책하는 아주 익숙한 곳이 되었습니다.

 

 

지어진 지 얼마 안된 단청 풍의 파크원 건물이 웅장합니다. 그간 위용을 자랑하던 IFC 건물도 오른쪽 옆에 보입니다. 사진을 찍을 때만 해도 비가 안 왔었는데..

 

어느새 비가 쏟아집니다. LG 사옥이 보이는 지점까지 이르면 지당이라는 호수가 있고, 오늘같이 비 오는 날이면 산책 나오신 동네 어르신들이 비를 피해 가는 정자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갑자기 내린 폭우에 비둘기들도 정자 난간에서 잠시 숨을 고르고 있네요.

 

별로 크지 않지만, 그렇다고 작지도 않은 호수 하나가 있습니다. 한눈에 담을 수 없으니 크다면 큰 호수겠지요. 수심도 1.5m는 되는 것 같습니다. 빗방울이 수면을 때리는 소리가 요란했습니다.

 

 

비오늘 날의 지당의 풍경입니다. 화창할 땐 화창한 대로, 요즘 같이 흐릿할 땔 흐릿한 대로 고즈넉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곳입니다.

 

 

오늘의 주제는 여의도 공원 지당입니다. 

 

 

위 지도에서 사모정이 사진 속 보이는 정자입니다. 지당의 모양이 재미있게 생겼네요.

 

 

그런데 이 지당에는 숨어 있는 의미가 있다고 합니다. 지당이 어떤 모양으로 생겼나요?

 

지당을 약간 회전해 본것

카카오 지도에서 제공하는 지당의 지형을 좀 회전해 보았습니다. 바로 아래 그림의 서울특별시 지도와 담지 않았나요?

 

 

디테일한 시 경계를 단순화해보면 딱 서울의 모양이랑 닮았다는 것이 보입니다.

 

사실 이 재밌는 얘기는 여의도 공원에 대한 정보를 찾다가 우연히 위키에서 보게 된 것입니다. 여의도 공원의 터는 원래 비행장 및 활주로로 사용되는 등 군사적인 냄새가 너무 강하였다고 합니다. 이 활주로는 훗날 여의도 광장으로 발전하며 우리나라의 현대사의 흐름에 큰 영향을 미쳤던 곳이기도 하죠. 지금처럼 인터넷이나 실시간 방송 문화가 발달하지 않았던 시절 대통령 후보들이 이곳에서 연설을 할 때마다 100만 명 기본이 인파가 운집하여 힘을 실어줬던 곳입니다. 물론 여의도 광장은 시민들한테도 개방되어 여의도에 자전거 빌려 타 보는 것이 제 소원이었을 적도 있었죠.

 

여하튼 광장의 군사적인 잔재감도 없애고 뉴욕 센트럴 파크 같은 곳을 우리도 가져보자!라는 김영삼 정부의 의지 속에 이 광장은 공원으로 탈바꿈합니다. 

 

당시 서울시장이 민선 1기 초대 시장 조순 박사였습니다. 얼마 전 별세하셔서 큰 안타까움을 느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정치 경제 아무것도 모르던 학창 시절, 동창의 할아버지 셨다는 것만으로도 존경하게 되고 이분의 행보에 응원을 하게 되는 그런 분이셨죠. 

 

조순 전 경제부총리

이 분이 여의도 광장을 설계할 때, 광장 안에 서울을 닮은 상징적인 연못을 만들자는 의견을 제시하셨다고 합니다.  어떤 국새 설계자는 자기 이름을 몰래 새겨 넣어 공분을 샀다고도 하는데, 이 분은 서울 안의 서울을 만드신 겁니다. 

정확한 의중은 이 분 만이 알겠지만,  피카츄 그림만 주구장창 그려대는 제 아들을 보며, 이분도 당신이 좋아하는 걸 새겨 넣으신 건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좀 겹쳐 보이나요? 

 

이것과 결은 다르지만, 서울특별시에는 재미있는 지형이 또 있습니다. 일부러 의도한 건 아니지만,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된 경우인데요. 지도를 보시죠.

 

 

 

강아지 모양의 양천구

서울의 양천구는 목동, 신정동, 신월동으로 이루어진 살기 좋은 곳입니다. 그런데 모양이 아주 이쁘죠. 목동 쪽이 강아지 머리,  신정동이 배, 신월동이 꼬리입니다.

양천구를 이를 적극 활용하여 반려 동물 행사도 크게 진행하고 심지어 구 마스코트도 강아지네요.

 

해우리라는 이름을 가진 강아지

 

꼬리를 바짝 든 강아지의 자태도 양천구 지형을 많이 닮아 있습니다.

 

 

본론으로 돌아가, 서울 안에 조용히 서울을 기리는 연못이 있었다는 것에 제법 놀랐습니다. 우리가 무심코 지나쳐 다니는 조형물 하나하나가 만든 이의 고민과 의미가 담겨 있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른 조형물에도 이런 놀라운 의미가 숨겨져 있을지, 지도를 통해서라도 여행을 한번 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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